200살까지 사는 사나이(바이센테니얼맨 Bicentenial Man)
아이작 아시모프


200살까지 사는 사나이는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바이센테니얼맨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앤드류'라는 로봇으로 미래의 언젠가에는 실존할 수도 있는 가정용 로봇이다.
모양은 스타워즈의 쓰리피오마냥 직립보행을 하는 철제모형으로 인간과 간단한 대화도 나눌수 있다.


힘든 가사일이나 돕고 어린 자녀들과 놀게 해주려는 목적으로 구입된 앤드류는 그러나 점점 여느 로봇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앤드류가 인간이 만든 것을 단순히 모방하는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인간적인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영화 '바이센테니얼맨'은 못봤지만 포털사이트에서 대충 줄거리를 살펴보니 로봇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부가 샌드위치를 먹다가 마요네즈를 떨어뜨렸는데 그것이 예기치 않은 로봇의 생화학적 변이를 일으켜 앤드류가 탄생했다는 식의 얼토당토 않고 바보같은 배경을 만들었더라?(장난쳐? 로봇이 장난이야?)
하지만 원작소설에는 그런 바보같은 배경은 절대 없고, 단순한  제작과정상의 '버그'정도로 앤드류를 소개한다.
(인간으로 치면 돌연변이)
 
앤드류의 이러한 인간적 사고를 목격한 앤드류의 주인가족은 그를 진정한 자신들의 가족으로 받아들여
결국엔 그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자유를 얻은 그는 인간처럼 옷을 걸치고 다니고 도서관도 다니면서 로봇생태를 연구하는 등 날이 갈수록 (지능의 측면에서) 인간 그 이상의 존재로 성장해간다.
심지어 자신의 철제몸에 한계를 느낀 앤드류는 로봇회사의 신기술을 받아들여 인간과 거의 90%이상 흡사한 신체를 갖게 된다. 인간의 눈동자, 인간의 피부, 인간의 머리칼을 갖게 된 그는 더더욱 인간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인간의 삶에 큰 기여를 한다.
하지만 앤드류가 제 아무리 뛰어난 과학적 업적을 남기고, 세계사적으로 길이 남을 명사가 되었을지라도
그에게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의 한계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가 '로봇'이라는 점이다.
앤드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점점 고통을 느낀다.

객관적인 능력이나 수명으로 보면 인간 보다 더 뛰어난 존재임이 분명한 앤드류,
그는 불사의 삶과 질병 없는 완벽한 신체, 한계를 모르는 두뇌와 도덕적으로도 완성된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항상 '완전한 인간'의 삶을 동경한다.

피노키오의 경우엔 나무인형이라고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고(심지어 동네 애들이 피노키오를 나무에 목 매다는 장면도 있다), 거짓부렁 하면 의지와 상관없이 늘어나는 불량 코 때문에 인간을 꿈꿨다. 하지만 앤드류는 달랐다. 물론 앤드류 역시 그 시작은 주인에게 얽매이고, 그 누구에게라도 파괴될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로봇의 삶을 탈피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충족된 이후에도 앤드류는 계속해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갈증을 느낀다.
결국 그가 원했던 것은 로봇으로서의 자유, 존엄, 권리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삶' 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불사의 삶도 부질 없다고 생각한 앤드류는 결국 치명적인 결단을 내린다.

만약 앤드류가 사는 세상에 앤드류 같은 능력을 가진 로봇이 몇 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들은 서로 조직이 되고 정부가 되고 군대가 되어 인간 위에 군림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결국엔 인류가 로봇에게 관리되고 사육되는 매트릭스의 시대가 탄생했겠지.
하지만 앤드류는 다른 무엇보다도 '사랑'할 줄 아는 존재했다. 결국 그 사랑은, 그를 겪지 않아도 되었을 최후의 상황으로 몰고갔고, 앤드류는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남은 인간들은 그에게 Bicentenial 'Man'의 칭호를 선물한다.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에 살면서
인간이 아닌 로봇이 인간이 되겠다고 극단의 선택까지 하는 것을 보고있자니
인간이 뭐가 좋아서 그러나 싶기도 하고
인간인게 부끄럽기도 하고
나 같으면 불사의 삶을 살아도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서 철이는 그렇게 999호를 타고 우주를 누볐나보다 싶었다.

더불어 책의 마지막 단락을 읽으면서는
영화로 봤다면 눈시울을 붉혔을지도 몰랐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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