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웨이, 알렉산더 페인)

 언젠가 엄마와 함께 주부용 아침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짜 인생이 저런 드라마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혼을 하거나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아도 언제나 더 좋은 남자가 딱 대기하고 있고. 심지어 연하에 부자이기까지 하니까 이혼 할 맛 나겠다."

와인 애호가 마일즈의 삶 역시 그러했다. 부인과 이혼하고, 몇 년을 공들인 소설의 출판이 무산되고, 얼간이 같은 친구의 실수 때문에 얼토당토한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그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그녀'라는 변수가 그의 인생의 한 귀퉁이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비록 삼류드라마 같이 초미녀의 재벌녀는 아니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변수. muse 노랫말 처럼 unintended choice에 대한 기대.
그런게 있어서 그냥 저냥 살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언젠가는 이 기대감도 무너지게 될 때가 오겠지만 다행히도 그때가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청춘이라는 위로)

결국은 사이드웨이도 러브스토리란 말인가.
대신 와인향이 짙은 러브스토리.

- 2007.08.13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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