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교훈 - "여자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여자치고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텐데,
남자들은 절대 이해 못하는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종로3가까지 아주 그냥 끝과 끝을 내달린 피곤누적의 날.=_=
하지만 해리포터를 본 날!
극장 안의 관객들은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작은 손짓, 표정 하나하나에 민감히 반응하며 까륵대기 일쑤.
그것은 마치 해찾사(해리포터를 찾는 사람들-_-)의 정모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 행복해.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이전에 영화화된 작품들이 방대한 소설의 내용을 최대한 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과 달리, 혼혈왕자의 정체에 얽힌 기나긴 내용을 과감히 생략해버리는 결단을 내렸다. 마지막이 될 7편의 반전을 극대화 하기 위해 많은 것을 숨겨놓은 게 아닌가 싶다. 소설의 독자로서는 아쉬운 점이 분명 있었으나, 대신에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재미난 에피소드는 최대한 살려놓아, 유독 어둡고 진지했던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에서의 섭섭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론 위즐리는 최고였다.ㅋㅋㅋ
이렇게 해리포터와 함께한지도 거의 9년이 되었다. 매해 한 편씩 개봉한다던 해리포터의 영화화가 10년이나 이어질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놀라운 일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같은 해 개봉했던 반지의 제왕도 완결되었고, 매트릭스도 완결되었으며, 스타워즈도 완결된 이 마당에, 해리포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흙.
작년에 소설이 완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아직 남았다는 희망으로 살았는데, 영화마저 끝나면 정말 무슨 재미로 사나? 나 마지막 영화때는 극장에서 진짜 많이 울 것 같다. 섭섭해서...(반지의 제왕 3편 엔딩 보고도 눈물 글썽였던 나인데, 해리포터는 오죽하리)
그때쯤이면 bbc에서 드라마로 다시 만들어 줬음 좋겠다.
시즌 7까지는 넉넉히 나올텐데ㅋㅋ
어쨌든, 난 해리포터 시리즈가 너무 좋다. ㅠ_ㅠ
P.S.
오늘 점심은 황소고집에서 한식으로 해결!
유니가 사줬닭.
닭유니는 돼지고기도 잘 먹는다.
블랙북은 마치 유태인 스파이와 독일군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해줄 듯 하더니,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전쟁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쟁에 미친 인간 군상들의 끔찍함이랄까. 홀로코스트를 소재로한 많은 영화를 봐왔지만 블랙북은 그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열받는' 영화였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싶어서 참 찝찝. 그건 단순히 나치로 대표되는 독일군 뿐 아니라 전쟁을 둘러싼 모든 인간에 대한 끔찍함이었다. 독일군의 만행이야 익히 알고 있는터였으나 그 외의 유럽인들의 광기 역시 끔찍했다. 지긋지긋해. 하긴 그때 아시아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결과적으론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다는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뭐 나도 그 상황이라면 눈이 홰까닥해서 미친짓을 저지를 수도 있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까 더 기분 나쁜거다. 나치에게 말도 안되는 핍박을 받았던 유태인들은 독일패전 후 독일군에게 똑같은 핍박을 가한다. 결국 그들은 '나치'였기 때문에 가해자가 되고 '유태인'이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된 것이 아니라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 나치가 되고 힘이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 유태인이 된 것이다. 힘의 균형이 바뀌게 되면 결국 나치나 유태인이나 잔인하고 치졸하긴 매한가지. 그 밖에 독일과 유태인을 둘러싼 유럽인들도 전쟁통에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아볼까 싶어 온갖 추한 짓을 저지르고. 그렇게 서로 먹고 먹히는 상황. 참 무서웠다.=_= 결국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결론을 가슴 속에 새기며 파란만장했던 레이첼 스타인의 삶을 지켜보았다.
영화가 전쟁 후 '레이첼 스타인'의 즐거운 삶을 조명하면서 끝났다면 기분이 좀 나아졌을텐데 심지어는 그것도 아니었다. 독일의 패전 후 세계2차대전에서 살아남은 레이첼 스타인은 이제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 이라는 새로운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니깐. 아효 지겹다 전쟁.
끔찍했던 세계대전이 끝난 현재, 독일과 일본 같은 전범국가는 물론이요 그들을 둘러쌓던 세계 열강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점잖빼며 평화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그곳에서는 과거와 똑같은 말도 안되는 추악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 보고 정말 토나왔다.=_=) 언제든 누가 부추기기만 하면 지금 고고한 척 점잖떠는 저 나라들도 단번에 미쳐가겠지. 우리도 예외는 아닐거다. 왜냐면 인간이니까! 무섭다 흑
배우 김명민은 말했다.
'김명민'이라는 본명 보다는 극중 주인공의 이름이 더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얀거탑>의 장준혁 과장이 그러했고,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가 그러했듯 말이다.
이처럼 맡는 역할에 따라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하다.
최근 본 영화 <스타트랙- 더비기닝>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에릭 바나 라는 글자를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분명 내가 위노나 라이더까지는 알아챘는데 말이지 에릭 바나가 언제 나왔어? 초반에 죽었나?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영화 팜플렛을 집었는데 글쎄!
그때 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력에 혀를 내둘렀고,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정말이지 완벽한 변신. 에릭 바나는 분장과 연기력의 승리였다면, 하비에르 바르뎀은 연기력과 단발머리-_-의 승리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봤다.
브래트 피트의 빛나는 외모는 영화감상에 오히려 해가 되었다.
수북히 먼지가 쌓인 낡은 보물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보는 듯했던 이 영화 속에서,
선글라스를 쓰고 오토바이를 모는 청춘 브래드피트가 등장하니,
너무 잘생겨서, 너무 세련돼서, 너무 간지나서
영화 전체를 새것처럼 닦아낸후 플라스틱 상자에 옮겨 담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흑백 영화 속에서 브래드피트만 총천연칼라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하긴 브래드피트가 무슨 죄냐. 잘난게 죄는 아니지.
갠적으로 브래드피트는 <파이트클럽>이나 <트로이>에서의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게 그의 매력의 집대성이다.
포스터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데이시 아역이 나온 것을 가져왔다.
아가가 너무 예쁘더라고.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