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광복절이다.
어렸을 때 광복절은 그냥 쉬는 날 이었다.
한글날도 그랬고, 제헌절도 그랬고,  개천절도 그랬다.
그러나 광복절은 나이가 들수록 그 의미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학교 때 국사공부 하면서는 일제치하의 잔혹한 만행들에 마냥 화가 났고, 대학 때 국문학사를 공부하면서는 이 나라 최고의 문인이라는 자들이  기껏 전쟁 나가서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글로 어린 청년들을 전쟁통에 등떠밀었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그와 달리 독립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이육사나 윤동주 같은 시인들의 삶이 존경하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친일파를 욕하고 독립운동을 당연시 여기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을거다.
만약 내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독립운동가들의 행보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잡혀가면 참혹한 고문을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꼬깃꼬깃 태극기를 가슴팍에 품고 만세운동에 나선 백성들의 마음,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토히로부미에게 총을 겨눈 안중근 의사의 마음, 
갓난아이 일때 헤어진 아들의 성장을 한번도 지켜보지 못한채 객지에서 죽어간 신채호 선생의 마음,
다른 사람들처럼 일본정부와 합의하면 평생의 부귀영화를 보장 받을 수 있었음에도
굳이 집안의 재산을 다 청산하고 간도로 향했던 조선의 대부호 이회영 일가의 마음을,
지금의 우리가 어찌 상상이나 할수 있을까.
윤봉길 의사가 일본의 전승기념식에 도시락 폭탄을 던진 것은 그의 나이 불과 25살의 일이다.
그런 것을 가늠해보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독립운동이 얼마나 대단한 결의와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을까 싶다.

일본의 반복되는 헛소리에 냄비처럼 일어나 부글부글 끓는 것도 좋다. 그게 한국인의 화끈함 아닐까.
하지만 당장 일본을 욕하고 비난하기만 할게 아니라, 현재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삶이 어떠한지,
독립운동가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떠한지를 바꿔야할 것 같다.
대외적으로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며, 친일의 찌꺼기를 청산하는 것 아닐까.
적어도 친일파가 독립운동가로 둔갑하거나, 친일의 대가로 받은 부를 현재까지 대물림 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다.


결론은
일본에 대한 감정적 비난만 반복할게 아니라,
안중근의사 기념관 모금운동에 푼돈이라도 보태는게 옳은게 아닐까,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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